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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가주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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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순이77
작품등록일 :
2017.12.23 20:17
최근연재일 :
2018.02.08 17:49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956,158
추천수 :
20,926
글자수 :
168,783

작성
18.01.13 18:16
조회
22,094
추천
493
글자
9쪽

제 4장 인재등용 (1)

DUMMY

남궁태는 식사를 마치고 사혼검 북리정과 함께 복룡각(伏龍閣)으로 향했다.

복룡각은 세가내의 각주들이나 대주들이 회의를 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곳으로 접객실처럼 크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부드러운 분위기가 손님을 맞이하기에는 좋은 곳이었다.

전각 안으로 들어서자 이번 비무대회에서 패한 이들 중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지 않은 이들이 모여 있었다.

추면신창 구양적, 야랑 종유기, 원앙권 천웅, 비성추 하성, 무위거사 서동휘가 그들이었다.

그들은 제각기 따로 떨어져서 차를 마시고 있다가 남궁태가 북리정을 대동하고 들어서자 자리에서 일어섰다.

“편히 앉으세요.”

남궁태가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 앉자 어디선가 나타난 은일이 그와 사혼검의 앞에 각기 차를 내려놓아주고는 모습을 감추었다.

남궁태는 차를 한 모금 마시고 입을 열었다.

“짐작하셨겠지만 제가 여러분들을 청한 것은 세가의 가족이 되어주셨으면 해서입니다.”

어느 정도 기대는 하고 있었지만 막상 남궁태의 입에서 그 말을 듣자 추면신창과 원앙권은 실감이 나지 않는 표정들이었다.

그리고 서동휘는 안절부절 못했으며 야랑이나 비성추는 심드렁한 표정들이었다. 그들은 강호를 돌아다니며 이전에도 이와 같은 제안을 받은 적이 많았던 것이다.

그 때 추면신창이 남궁태의 뒤에 서 있는 사혼검을 보다가 거친 목소리로 물었다.

“다른 이들은 모르겠지만 나에게까지 그런 제안을 하는 이유를 모르겠소. 분명히 말해 난 저 사혼검 대협에 비한다면 삼류무사일 뿐인데 말이오.”

자조 섞인 추면신창의 말에 남궁태는 그를 빤히 보다가 말했다.

“확실히 지금의 구양적님은 삼류무사이고 그것은 앞으로도 마찬가지일지 모릅니다.”

추면신창은 남궁태의 정직한 말에 상처 입은 짐승처럼 으르렁거리며 외쳤다.

“그런데 왜!”

“하지만 구양적님은 누구보다도 고귀한 무인의 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허, 고귀한!?”

무슨 뜬금없는 말이냐는 듯 추면신창은 허탈한 표정으로 반문했다.

그에 남궁태는 차를 밀어놓고 진지하게 추면신창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범인이 구양적님의 입장이라면 벌써 무인이 되기를 포기했을 것입니다.”

“그 외에 할 일이 없었소.”

추면신창이 반박하듯 말했다.

“아니요. 세상을 등지고 유유자적하게 살 수도 있었습니다. 산적이나 해적, 살수가 될 수도, 세상을 원망하며 복수에 미쳐 살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구양적님은 한결같이 강함을 추구하며 올바른 길을 걸어오지 않았습니까?”

추면신창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내, 내가 올바른, 길을 걸었다고 어찌 자신하는가? 나의 이, 추한 얼굴을 보고도 하는 말인가?”

“스스로가 부끄러운 자는 남을 똑바로 보지 못하는 법입니다. 구양적님은 저를 똑바로 보고 계시지 않습니까?”

추면신창은 지금까지 추한 용모로 인해 일방적으로 악인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었다.

그렇기에 나쁜 길에 대한 유혹도 많이 받아보았고 이유 없는 증오나 저주 또한 받아보았었다.

누구도 그의 행동을 보고 그가 좋은 사람이라고 말해주지 않았었다.

그런데 처음으로 그가 고귀한 정신을 지닌 인간이라고, 올바른 길을 걸은 인간이라고 말해주는 이가 생긴 것이다.

추면신창은 마치 아버지에게 칭찬을 받은 아이가 된 기분이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올바른 길을 걸었던 자신이 처음으로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속에서 뜨거운 기운이 목구멍위에까지 올라와 제대로 나오지도 않는 목소리로 추면신창은 말했다.

“흐흠, 제안은 고맙지만 거절하겠소. 내가 남궁세가에서 무엇을 할 수 있겠소. 난 고작 삼류무사일 뿐이오.”

남궁태는 유일하게 그를 인정해준 이었다.

그런 그가 자신으로 인해 피해를 보게 될까봐 추면신창은 그의 제안을 거절한 것이었다.

그에 남궁태가 장담하듯 말했다.

“아무 것도 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지금까지처럼 구양적님이 걸어왔던 길을 걸어가시면 됩니다. 그 지원은 저희 남궁세가에서 할 것입니다. 한 가족으로서.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우리 남궁세가는 앞으로 몇 배나 더 강해질 것입니다.”

추면신창은 남궁태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것은 그 자리에 있던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그것을 안 남궁태가 자세히 설명했다.

“구양적님은 수많은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자신만의 길을 걸어오셨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앞으로도 마찬가지겠지요. 우리 세가인들은 그런 구양적님을 보면서 강해지기위해 더 높은 곳을 보는 것을, 노력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남궁태는 목이 아픈지 차를 마시며 다시 말했다.

“남궁세가인이라고 해서 모두 무공에 재능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무공에 특별한 재능을 지닌 이들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지요. 저 또한 별반 재능이 없는 축에 듭니다. 그리고 그런 대부분의 이들은 어느 정도의 경지에 이르면 거기에 만족하고 더 강해지려는 노력을 포기합니다. 하지만 그들도 구양적님을 보게 되면 조금만 더 노력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될 것입니다. 노력할 수 있는 것 또한 재능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겠지요. 그러니 구양적님이 세가에 있는 것만으로도 세가에는 도움이 되는 것입니다.”

모두들 감탄어린 시선으로 남궁태를 바라보았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니······

추면신창은 그 추한 얼굴을 더욱 일그러트린 채 물기가 축축한 눈으로 남궁태를 바라보며 말했다.

“알겠소. 내가 도움이 된다면 남궁세가에 남겠소.”

그에 남궁태는 감사하다는 뜻으로 추면신창에게 포권을 해보인 후 다른 이들에게 물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에 원앙권 천웅이 재빠르게 대답했다.

“받아준다면야 나야 얼씨구나요.”

더 생각할 것도 없었다. 자신의 무공실력으로는 남궁세가에서 찬밥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기에 감히 제안을 받아들이지 못한 것인데 지금 들어보니 애초에 이 소가주는 그의 무공실력을 보고 권유한 것이 아니지 않는가?

“원앙권 천웅님, 환영합니다.”

그 다음에는 비성추 하성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제안은 고맙지만 거절해야 되겠소. 내가 지금은 이렇듯 강호를 떠돌아다니고 있지만 내 아버지는 작은 무관을 운영하고 계시오. 자식이라고는 나뿐이라 내가 그 무관을 이어야만 하오.”

그런 그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한 가득이었다.

큰물에서 놀 기회가 생겼는데도 그 기회를 스스로 차버려야 했기 때문이다.

그에 남궁태가 말했다.

“남궁세가의 객실은 언제나 하대협에게 열려 있습니다. 머물고 싶은 대로 머물다가 가십시오.”

손님으로 머물러도 된다는 말이었다.

그 말에 하성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옆에 앉은 천웅의 등을 퍽퍽! 내리치면서 대소를 터트렸다.

“크하하하, 고맙소! 내 오래도록 머물다 가리다.”

졸지에 등을 얻어맞은 천웅은 얼굴을 일그러트리다가 벌떡 일어나 주먹으로 하성을 쳤다.

퍽!

한 대 맞았을 뿐인데 천웅의 힘이 강해서인지 하성은 바닥에 꼬꾸라지고 말았다.

“크윽! 뭐, 뭐하는 짓이냐?”

하성이 벌떡 일어나 으르렁 거리자 천웅은 기도 차지 않다는 기색으로 대꾸했다.

“네 놈이 먼저 쳤잖아?”

금방이라도 싸움이 벌어질 듯한 상황에 이르자 사혼검이 그들 사이에 검을 밀어 넣으며 말했다.

“나중에 싸워라! 이곳은 소가주 앞이다.”

그에 그들은 어쩔 수 없이 물러서며 홱 고개를 돌려 서로를 외면해버렸다.

그 때 그런 그들의 모습을 웃으며 보고 있던 야랑 종유기가 말했다.

“난 한군데 매이는 것은 질색이라서 말이오. 하지만 잠시 객실에서 신세를 질 생각이오. 한 번 더 사혼검과 붙어보고도 싶고.”

“알겠습니다.”

남궁태는 그에게 더 이상 권하지 않고 마지막으로 남은 무위거사 서동휘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불안한 듯 이리저리 눈동자를 굴리고 있던 서동휘가 이윽고 결심을 굳힌 듯 다른 이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잠시 소가주님과 둘이서만 얘기하고 싶습니다.”

그 말에 의아한 듯 서동휘를 보던 이들은 추면신창을 선두로 한 사람씩 처소 밖으로 물러났다.

마지막으로 사혼검까지 남궁태에 의해 물러나자 이윽고 서동휘가 띄엄띄엄 입을 열었다.

“실은 저는······”

그렇게 시작된 서동휘의 얘기는 가히 충격적이라 남궁태는 손에 쥐고 있던 찻잔을 떨어트릴 뻔 했다.

또한 은신해 있던 은일은 모습을 드러낼 뻔 했으며 방문 밖에서 무인의 좋은 청각으로 모든 얘기를 듣고 있던 이들은 하마터면 방안으로 뛰어들 뻔했다.

하지만 그들 중 누구보다 충격을 받은 이가 있었으니 바로 사혼검 북리정이었다.

무인도 아닌 이를 고수로 오해해서 비무대회에 세웠으니······

사혼검의 충격 받은 모습에 야랑은 폭소가 터져 나오려는 것을 참지 못하고 킥킥 거리며 위로 하듯 그의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물론 그로인해 사혼검이 더 비참해진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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