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표지

남궁가주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연재 주기
잠순이77
작품등록일 :
2017.12.23 20:17
최근연재일 :
2018.02.08 17:49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961,439
추천수 :
20,944
글자수 :
168,783

작성
18.01.13 18:04
조회
20,725
추천
399
글자
10쪽

제 3장 비무대회 (11)

DUMMY

세 번째로 비무대 위에 올라온 이들은 소군자 화영과 호면랑 당소추였다.

호면랑 당소추는 소군자 화영을 보더니 약간 눈이 커졌다. 마치 소군자 화영을 처음 보는 듯.

그리고 그것은 당소추의 입장에서는 사실이었다.

후기지수들 중 하나라는 것은 알았지만 적이 아닌 이상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유심히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적으로서 마주 서게 되자 유심히 바라보게 되었고 그럼으로써 화영이 여자임을 알아본 것이다.

‘여인의 몸으로 후기지수에 들다니 대단한 여인이구나! 그런데 왜 남자 옷을 입고 있는 것이지? 취미인가?’

단순한 당소추는 화영이 남장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저 갑자기 빠르게 뛰는 심장소리에 혼란스러워하고 있을 뿐.

그러나 화영이 검을 뽑아들자 그 소리도 침착성을 되찾기 시작했다.

강호에는 이런 말이 있다. 여인과 아이, 노인을 조심해야 한다는.

그 말을 어린 시절부터 세뇌될 듯이 들어 온 당소추는 화영이 여인이라고 방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생각과는 달리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화려하고 춤추듯 움직이는 화영의 검무를 피하면서도 마치 몸이 제압당한 듯 제대로 공격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사술에 당한 것인가?’

당소추는 자신의 몸이 뜻대로 움직이는 않는다는 것에 두려움을 느낄 정도였다.

그러나 그런 두려움도 화영의 몸이 다가 올 때마다 맡아지는 진한 매화향에 정신이 몽롱해져서 금방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그런 당소추의 모습에서 화영은 자신의 생각이 들어맞았다고 생각했다. 당문인이니까 암기술에 뛰어난 만큼 접근 전에는 약할 것이라는 생각이 말이다.

하지만 실상 당소추는 암기술 만큼이나 박투에 능했다. 단지 펼쳐 보일 기회가 없었을 뿐.

그렇기에 만독백의 당문취는 당소추가 화영에게 밀리는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저 녀석이 몸이라도 좋지 않은가? 아니면 설마 암습을?’

화영이 공격하고 당소추가 피하기만 하는 지루한 공방전이 얼마나 계속 되었을까?

화영은 알아차렸다. 당소추가 공격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몇 번이나 자신의 위기에서 출수를 하려다가 멈칫거리며 손을 뒤로 빼는 것을 보았던 것이다.

이에 화영은 검을 멈추고 당소추를 노려보았다.

화영이 남장을 시작한 것은 자신이 여자라는 이유로 제대로 싸워주지 않는 사형제들 때문이었다.

무공은 내공을 쌓고 초식을 수련한다고 강해지는 것이 아니다.

비무를 통해 손을 맞잡아 보아야 스스로의 약점을 깨닫고 위를 올라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화영이 장문인의 친족이라는 것도 있지만 여인이기에 거칠게 대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에 화영은 제대로 상대해주는 이가 없어서 혼자서 수련을 해야 했다.

여인으로 태어난 것을 원망도 해보았었다.

그러나 그렇게 한탄만 하고 있으면 강해질 수 없기에 남장을 한 것이었다. 그것은 남자로 태어나길 바라서가 아니었다. 최소한 손속에 망설임은 두지 않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런 화영의 생각은 맞아 떨어졌고 그 때부터 화영은 문파 밖으로 돌아다니며 비무 수련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제대로 공격하지 않는 당소추의 모습에서 그 때의 분한 날들이 다시 떠올랐던 것이다.

그러나 애써 분노를 누르며 화영이 말했다.

“난 소군자 화영이요. 무인이오. 무인으로서 지금 당신의 행동은 내게 모욕이라는 것을 모른단 말이오?”

당소추는 그 말에 지금 자신의 상황이 화영의 사술로 인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화영을 공격할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이기에 당소추는 물끄러미 화영을 바라보기만 했다.

“젠장!”

이에 정상적인 비무가 이뤄 질 수 없음을 짐작한 화영은 남궁태가 보고 있다는 것도 잊은 채 욕설을 내뱉으며 비무대에서 내려가 버렸다.

그 모습을 본 총관 해일청이 외쳤다.

“승자, 호면랑 당소추!”

그 순간 당소추가 느낀 감정은 믿을 수 없게도 죄책감이었다.

호면랑 당소추에게 죄책감이라니······

그건 범이 채식을 한다는 것만큼이나 어이없는 말이었다.

멍하니 화영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당소추는 정말 자신에게 많은 감정을 느끼게 만드는 여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네 번째 비무는 패소웅 팽만군과 의박운개 형산의 대결이었다.

둘은 잠깐 서로 눈빛을 교환하더니 처음부터 격렬하게 부딪혀갔다. 패소웅은 강(强)으로 의박운개는 유(柔)로.

서로를 아는 만큼 잔재주가 필요 없었던 것이다.

광풍이 부는 가운데 흔들리는 갈대처럼 패소웅의 도풍(刀風)속에서 형산의 타구봉이 이리 휘고 저리 휘어졌다.

처음에는 그 화려한 공방에 감탄할 뿐이었지만 차츰 눈이 익숙해지자 약점들도 눈에 들어왔다.

거친 팽만군의 움직임은 강한 힘만큼이나 빈틈 또한 크게 눈에 드러나게 만들었고 형산의 유연한 공격은 부드러운 만큼 힘이 없는지 팽만군에게 별 타격을 주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을 보고 남궁태는 깨달은 듯 중얼거렸다.

“강과 유의 조화 또한 중요한 것이군.”

“옳은 말이다. 무엇이든 중용(中庸)이 중요한 것이지.”

옳다구나 하고 옆에서 남궁환이 거들었다.

그런 그의 눈에는 남궁태를 향한 대견함이 담겨있었다.

검각과의 비무에서는 정중동, 동중정의 묘리를 깨닫더니 이번 비무에서는 강과 유의 조화를 깨달은 듯 하지 않은가?

그러나 그들 주위에 있던 강호 명숙들은 모두 쓴웃음을 지으며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인의협 남궁환이 팔불출이라고.

그도 그럴 것이 패소웅의 움직임이 거칠어 틈이 많은 듯 보이지만 광풍이 불 정도의 속도이기에 그 틈을 파고들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리고 의박운개의 공격이 힘이 없어 보이지만 그것은 상대가 외문기공에 뛰어난 하북팽가의 팽소군이기 때문이지 다른 무인이었다면 벌써 의박운개의 봉에 의해 뒤로 날아가 버렸을 것이었다.

봉에 의한 타격으로 바닥이 움푹 패인 것을 보면 모르겠는가?

그러나 강호명숙들 중 누구도 그 사실을 남궁환에게 일깨워주는 이는 없었다. 지금의 남궁환은 무인이라기보다 한 아이의 조부라는 것을 애정 어린 그의 눈빛에서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패소웅과 의박운개의 비무는 좀처럼 그 승부가 나지 않았다.

그렇게 되자 비무에서 이기기 위해 형산이 숨겨둔 마지막 한수까지 모두 내보일지도 모른다는 초조감에 취선걸개가 패웅도 팽여립에게 제안했다.

“어떤가? 도무지 끝날 것 같지 않은데 그냥 무승부로 하는 것이?”

“그 무슨 말도 안 되는······”

팽여립은 눈을 부릅뜨며 외쳤다.

그가 보기엔 곧 팽만군이 이길 듯이 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갑자기 팽만군이 수세에 몰린 듯 초조한 얼굴이 되자 얼른 말을 바꾸었다.

“하지만 개방과의 친목을 위해서도 이쯤에서 멈추는 것이 옳겠지요, 하하하!”

“고맙다고 해야 하는가?”

“서로 잘 아는 처지에 그 무슨 섭섭한 말씀입니까? 하지만 그런 마음을 먹겠다면 말리지는 않겠습니다.”

너무도 당당한 팽여립의 말에 취선걸개는 어이가 없어서 말했다.

“팽가가 외문기공에 뛰어나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철면피신공까지 뛰어날 줄은 몰랐네그려.”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오랜 세월 강호무림인들로부터 인정받아 온 개방의 오면피신공(汚面皮神功)을 이기기에는 한참 부족하지요.”

“자네, 한 마디도 안 지려고 드는군.”

둥둥둥!

그렇게 그들의 결정은 총관에게 전해졌고 북소리가 울리며 비무가 끝났음을 알렸다.

“이번 승부는 무승부입니다.”

비무를 멈출 수밖에 없었던 패소웅과 의박운개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은 총관의 판정에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았다.

확실한 승부를 내지는 못했지만 이번 비무에서 얻은 것이 많았고 그들에게 지금 중요한 것은 비무에서 얻은 것을 정리할 시간이었던 것이다. 때문에 그들은 다음을 기약하며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되자 최종 진출자들은 적룡대주 남궁강, 사혼검 북리정, 호면랑 당소추 이 세 명으로 결정 되었다.

이에 애초에 참가 지원자들의 인원수를 줄이기 위해 비무 대회에 나왔던 적룡대주 남궁강이 기권의사를 내비쳤다.

물론 그것도 자신보다 뛰어난 실력을 지닌 이제는 남궁세가인이 된 사혼검 북리정이 있기에 할 수 있는 결정이었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우승자에게 주기로 한 상금과 비급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우승하려 들었을 것이었다.

비급은 그렇다 치더라도 상금은 외부인에게 주기에는 좀 거했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최종비무는 오찬이 있은 후 사혼검 북리정과 호면랑 당소추의 대결로 결정되어졌다.


호면랑에게는 결승 진출자인 만큼 남궁세가에서 비무대회 때까지 편하게 쉴 수 있는 조용한 방이 따로 제공되었다.

그곳에서 그는 숙부인 만독백의 당문취와 식사를 마치고 차를 마시고 있었다.

그러던 중 문뜩 당문취가 입을 열어 말했다.

“난 네가 기권을 하리라고 생각했다.”

당소추도 사실 그럴 생각이었다. 이길 수 없는 상대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도전하는 것은 바보나 하는 짓이라고 평소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아무리 해도 그 말이 입 밖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소군자 화영이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작 여인 때문에 비무에 참가하게 되었다고는 말할 수가 없어서 다른 이유를 대지 않을 수 없었다.

“생사대결도 아니고 배울게 많을 것 같아서 말입니다.”

“······그런 것으로 해두마.”

당문취는 당소추를 잘 아는 만큼 그의 말을 믿지 않았지만 진짜 이유는 가르쳐주기 싫은 것 같아서 더는 묻지 않는 것이었다.

그에 당소추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며 생각했다.

‘그녀로 인해 내가 점점 내가 아니게 되는 것 같구나.’


작가의말

저로서도 정말 길었던 비무대회였습니다.

하지만 아직 1권이고 등장인물들 소개를 하지 않을 수가 없어서...

그럼에도 여기까지 따라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간혹 현대적인 표현이 나오는데 그것은 환생자인 남궁태의 입장에서 하는 생각이라 그렇습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요, 독자분들의 추천과 코멘트로 많은 힘을 얻고 있습니다. 

그런 독자분들에게 남궁가주가 소소한 기쁨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남궁가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남궁가주가 출판계약을 하게 되었습니다. +35 18.02.09 78 0 -
공지 제 7장 부터 다시 수정합니다. +14 18.02.05 68 0 -
공지 연재시간은 오후 9시입니다. +3 18.02.05 331 0 -
40 제 7장 합비에서 (1) +26 18.02.08 74 0 10쪽
39 제 6장 풍진 강호로! (5) +54 18.01.29 114 0 9쪽
38 제 6장 풍진 강호로! (4) +24 18.01.27 111 0 8쪽
37 제 6장 풍진 강호로! (3) +21 18.01.26 98 0 10쪽
36 제 6장 풍진 강호로! (2) +35 18.01.24 490 0 9쪽
35 제 6장 풍진 강호로! (1) +33 18.01.22 617 0 8쪽
34 제 5장 인자득연 (5) +17 18.01.21 86 0 11쪽
33 제 5장 인자득연 (4) +33 18.01.20 768 0 10쪽
32 제 5장 인자득연 (3) +27 18.01.19 409 0 10쪽
31 제 5장 인자득연 (2) +28 18.01.18 121 0 9쪽
30 제 5장 인자득연 (1) +18 18.01.17 330 0 12쪽
29 제 4장 인재등용 (3) +20 18.01.16 112 0 7쪽
28 제 4장 인재등용 (2) +12 18.01.15 97 0 12쪽
27 제 4장 인재등용 (1) +15 18.01.13 667 0 9쪽
» 제 3장 비무대회 (11) +10 18.01.13 86 0 10쪽
25 제 3장 비무대회 (10) +15 18.01.12 457 0 9쪽
24 제 3장 비무대회 (9) +16 18.01.12 113 0 9쪽
23 제 3장 비무대회 (8) +14 18.01.11 112 0 9쪽
22 제 3장 비무대회 (7) +17 18.01.10 110 0 14쪽
21 제 3장 비무대회 (6) +21 18.01.09 694 0 9쪽
20 제 3장 비무대회 (5) +16 18.01.08 91 0 9쪽
19 제 3장 비무대회 (4) +25 18.01.07 125 0 8쪽
18 제 3장 비무대회 (3) +19 18.01.06 108 0 11쪽
17 제 3장 비무대회 (2) +12 18.01.06 97 0 11쪽
16 제 3장 비무대회 (1) +13 18.01.04 123 0 8쪽
15 제 2장 소가주 취임식 (7) +17 18.01.03 117 0 11쪽
14 제 2장 소가주 취임식 (6) +21 18.01.01 138 0 12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잠순이77'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