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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가주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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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순이77
작품등록일 :
2017.12.23 20:17
최근연재일 :
2018.02.08 17:49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955,150
추천수 :
20,926
글자수 :
168,783

작성
18.01.11 22:46
조회
21,239
추천
481
글자
9쪽

제 3장 비무대회 (8)

DUMMY

네 번째 비무는 옥수선풍(玉手扇風) 제갈지(諸葛智)와 소군자(小君子) 화영(華榮)의 대결이었다.

두 명이 무대 위에 서자 여기저기서 감탄성이 터져 나왔다.

그것은 그들의 용모가 반안과 송옥에 비유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났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들을 보는 남궁태의 눈에는 감탄이 아닌 황당함이 깃들어 있었다.

그것은 소군자 화영이 여인임을 알아본 까닭이었다.

‘영화에서나 보던 남장여인을 현실에서 보게 될 줄이야. 혹시 내가 영화 속으로 들어온 것 아니야?’

그 때 소군자 화영도 남궁태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에 두 사람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허공에서 부딪치게 되었다.

금방이라도 이글이글 타오를 듯한 화영의 시선에 남궁태는 순간 자신이 짐승 앞에 놓인 먹이가 된 기분이었다.

‘흠, 뭔가 내가 저 여인에게 잘못한 것이 있었던가? 하지만 분명 처음 보는 여인인데······’

남궁태가 그렇게 평소의 그 좋은 통찰력은 어디다가 팔아먹었는지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강호명숙들이나 화산파인들은 피식 실소를 터트리며 재미있다는 시선으로 그 둘을 번갈아 보고 있었다.

화영이 아무리 잘 숨긴다고 해도 강호에서 구를 대로 구른 노강호인들을 속일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화산파인들은 원래 화영이 여자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의 뜨거운 시선에서 남궁태를 향한 연심을 눈치 챌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런 그들의 모습이 재미없는 이들도 있었으니 제갈필과 당문취였다.

그들은 취임식이 끝나자마자 돌아가서 남궁세가에 서둘러 매파를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잘못했다가는 화산파에 앞지름을 당할 것 같았던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화산파 장문인인 매화검(梅花劍) 화진청(華晋淸)이 은근한 시선으로 남궁태에게 말을 걸고 있었던 것이다.

“저 녀석은 나의 조카인데, 자네보다 네 살 위이지만 후기지수에 들 정도로 무공도 출중하고 성정도 소군자라고 일컬어질 만큼 빼어나다네. 앞으로 자네와 자주 부딪치게 될 테니 잘 돌보아주게.”

남궁태는 그녀가 자신과 어울리려고 들지 의문이었지만 어찌되었든 여인이기에 나름대로 배려는 해주어야겠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소군자 화영은 눈은 옥수선풍 제갈지를 보고 있었지만 귀는 남궁태 주위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기에 화진청의 말을 들을 수 있었다.

그에 그녀는 귓불을 붉히며 생각했다.

‘백부도 참, 중매쟁이들처럼 말 좀 잘 못하나. 내가 얼마나 좋은 점이 많은데 겨우 두 가지밖에 칭찬을 못하는 거야. 게다가 녀석이라니, 여자아이라고 은근히 눈치 좀 주면 좀 좋아.’

화영이 처음부터 남궁태에게 반한 것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그저 인상이 좋은 소년이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패소웅 팽만군과의 비무에서 이기자 그 나이에 후기지수의 수좌라고 할 수 있는 팽만군을 이길 정도로 고된 수련을 쌓은 대단한 소년에서 그 후 그의 연설을 듣고 나서는 존경할만한 사내로 그에 대한 평가가 변해버린 것이다.

평소에 화영은 자신이 존경할만한 사내를 남편으로 맞이하겠다고 공언하고 다녔었다.

그렇기에 남궁태에게 끌리고 있었는데 그가 소탈하게 다른 사내를 인정하며 박수를 치는 모습이나 포용력 있게 사파출신의 사혼검 북리정을 가족으로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자 남궁태에게 빠진 스스로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이에 앞으로 최선을 다해 남궁태의 마음을 사로잡겠다고 심신을 다잡고 있었는데 화진청이 그런 자신의 마음을 눈치 채고 도와주려는 듯 싶자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한 것이었다.

옥수선풍 제갈지는 평소에도 소군자 화영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자신보다도 곱상하게 생긴 얼굴도 그렇고, 자주 자신에게 시시비비(是是非非)를 따지고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런 자가 자신의 적이라고 단정한 남궁태를 존경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자 더욱 못마땅하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속으로 이를 갈며 제갈지는 어서 비무 대결이 시작되기를 초조하게 기다렸다.

‘그 곱상한 면상을 갈가리 찢어주마!’

그리고 이윽고 총관 해일청이 비무의 시작을 알리자 제갈지는 섭선으로 가장 강맹한 공격을 날렸다.

부드러운 바람으로 보이나 마치 암기처럼 날카롭게 찔러 들어가는 선법인 풍유세선(風流勢扇)이었다.

갑작스런 치명적인 공격에 화영은 화들짝 놀랐지만 곧 머리를 차갑게 식히고 유연하게 춤을 추듯 몸을 비틀어 공격을 피해냈다.

매화 꽃잎이 바람에 흩날리는 듯한 신법인 매화분락(梅花紛落)이었다.

그 모습에 안도의 한숨을 쉰 화진청은 곧 제갈지에게 살기를 쏘아 보냈다.

생사결투도 아닌 비무에서 처음부터 그와 같은 강맹한 살수를 펼치는 것은 정파의 제자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던 것이다.

살기를 받고 제갈지는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다. 순간적으로 감정이 격해져서 그런지 앞뒤 생각도 없이 행동했다는 것을.

‘내가 이런 멍청한 실수를 하다니······’

속으로는 이를 으드득 갈았지만 겉으로는 어디까지나 천연덕스럽게 웃으며 제갈지가 말했다.

“역시 대단하시군요. 충분히 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이리도 쉽게 피해 내다니, 과연 화산의 와룡이라고 불리는 이다운 실력입니다.”

뻔한 아부였지만 화진청의 살기를 누그러트리기에는 충분한 말이었다.

그리고 장내의 대부분의 이들도 화진청과 마찬가지로 제갈지가 화영의 실력을 충분히 감안해 출수를 펼친 거라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세간에 알려진 제갈지의 인품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는 소리였다.

하지만 직접 살수를 받은 화영은 그렇지 않았다. 제갈지에게서 뻗어 나온 살기가 진짜였기 때문이다.

이에 화영은 더욱 긴장감을 끌어올리며 예리한 시선으로 제갈지를 주시했다.

제갈지는 그런 화영의 모습에 살짝 눈썹을 찡그리며 다시 말했다.

“이번에는 먼저 출수하십시오. 제가 받아보겠습니다.”

상대를 배려하는 그 말에 역시 제갈지라는 감탄이 장내에서 터져 나왔지만 그의 본성을 알고 있는 신산자 제갈필은 속으로 피식 웃으며 생각했다.

‘역시 능숙하게 피해가는군. 제갈세가의 다음 대 가주감은 아무리 생각해도 저 녀석밖에 없어. 그런데 형님은 장자인 제갈척(諸葛蹠)을 의중에 두신 듯하니. 그 아이는 첩의 자식인 것을 제외하고도 능력도 없어 한량 짓이나 하며 돌아다니는 녀석인데 그런 녀석을 왜 그리 감싸고도는 것인지.’

생각할수록 이해가 되지 않는 제갈필이었다.

‘하지만 가주를 정하는 일 인 만큼 형님의 뜻대로는 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제갈지를 가주위에 올릴 생각이니까요. 제가 못 이룬 한을 꼭 저 녀석을 통해 이룰 생각입니다, 형님.’

그 때 화영이 제갈지를 공격해 들어갔다.

마치 떨어지는 매화꽃잎과 어울려 나비가 춤을 추는 듯이 공격해 들어가는 검법인 매화접무(梅花蝶舞)였다.

그러자 제갈지가 섭선을 크게 펼쳐 자신의 주위에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화영의 검을 막아갔다.

제갈세가의 소천성검법(小天星劍法)의 제 삼초식 유성지막(流星之縸)을 섭선으로 펼친 것이었다.

화영의 검이 화려하면서도 그윽한 향기가 묻어날 듯 깊은 아름다움이 있다면 제갈지의 섭선은 우아하면서도 절도가 있었다. 한마디로 완벽을 추구하는 듯 보인다고나 할까?

그 가운데 제갈지는 고민하고 있었다.

이 비무에서 이겨야 할지, 져 주어야할지 말이다.

이긴다면 분명 명성은 얻겠지만 처음의 출수에 대한 의혹이 계속해서 거론되어질 것이고 져 준다면 처음의 출수에 대한 의혹은 없어지겠지만 명성을 얻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느 것이 더 이익일지 머리를 굴리고 있을 때 그의 머릿속에 전음이 들려왔다.

-져주어라! 지금은 네 행실에 조금의 흠집도 없는 것이 네 장래를 위해서 더욱 중요하다.-

숙부인 제갈필의 전음이었다.

그 소리에 제갈지는 슬며시 고개를 끄덕이고는 몇 번의 접전이 있은 후 슬쩍 화영에게 빈틈을 보여주었다.

그러자 정확하게 그 빈틈을 향해 화영의 공격이 들어왔고 제갈지는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다.

“졌소이다. 아직까지는 내 무공이 소군자를 뛰어넘지 못하는 듯 싶소.”

“승자, 소군자 화영!”

제갈지의 패배시인과 총관의 선언에 화영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 승리로 남궁태에게 멋진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화진청도 마찬가지였는지 연신 대소를 터트리며 남궁태에게 화영을 자랑했다.

그런 그들의 모습이나 중인들의 표정에서 제갈지가 일부러 져 주었다는 것을 눈치 챈 이는 없는 듯 보였다.

제갈지가 무대에서 내려오자 신산자 제갈필은 졌지만 그 정도면 잘했다는 표정으로 위로하듯 제갈지의 어깨를 토닥여 주었다.

“앞으로 더 노력하면 되는 것이다.”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숙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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