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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가주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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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순이77
작품등록일 :
2017.12.23 20:17
최근연재일 :
2018.02.08 17:49
연재수 :
4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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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5,791
추천수 :
20,926
글자수 :
168,783

작성
18.01.08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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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9
글자
9쪽

제 3장 비무대회 (5)

DUMMY

미시(未時)를 알리는 징소리가 울리자 총관 해일청이 패(牌)들이 들은 통을 본선진출자들에게 돌렸다.

“하나씩 뽑아주십시오.”

모두들 하나씩 뽑자 패의 아래 부분에 숫자가 조각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一에서 七까지의 숫자로 두 개씩이었다.

“일(一 )번부터 칠(七 )번까지 순서대로 비무가 진행될 것입니다. 방식은 승자진출방식입니다.”

총관의 말에 아무런 숫자도 조각되어 있지 않는 자신의 패를 들어 보이며 서동휘가 당황해서 물었다.

“저, 제 것에는 숫자가 없습니다만.”

그러자 총관이 웃으면서 서동휘에게 말했다.

“축하합니다. 운이 좋으시군요. 모두 열다섯 분이라 한 분을 부전승으로 올려야 했기에 숫자가 없는 패가 있습니다.”

부전승!

그 말에 장내의 모든 이들의 시선이 서동휘에게 모였다. 모두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을 본다는 부러움에 가득 찬 시선이었다.

그러나 그 시선들을 받고 있는 서동휘의 표정은 미묘해질 수밖에 없었다. 과연 이것을 운이 좋다고 할 수가 있는 것인지. 그는 어쩐지 자신이 그물 속으로 헤엄쳐 들어가는 물고기가 된 기분이었다.


남궁태는 가문의 어르신들과 각 문파의 장로들 그리고 강호 명숙들과 함께 비무가 잘 보이는 상단(上壇)에 자리해 있었다.

그런 남궁태를 하단에 앉아있던 명사들은 어이가 없다는 시선으로 노려보았다.

나이가 많은 그들도 하단에 앉아 있는데 아무리 가문의 소가주라지만 아직 어린 아이를 상단에 앉혀 놓고 그들로 하여금 올려다보게 만드는 남궁세가의 행태가 괘씸하였던 것이다.

그에 따라 남궁태는 좌불안석이었지만 옆에서 흐뭇한 표정으로 연이어 그의 손을 쓰다듬어오는 할아버님 때문에 차마 자리를 박차고 일어설 수가 없었다.

그 때 총관의 음성이 장내에 울렸다.

“그럼, 一번부터 앞으로 나와 주십시오.”

그 말에 남궁세가의 적룡대주 남궁강과 검각(劍閣)의 소룡아(小龍兒) 곽자헌(郭紫獻)이 비무대 위로 올라왔다.

장내의 모든 이들이 흥미진진한 시선으로 비무대 위를 바라보고 있는 가운데 하북팽가의 패웅도(覇雄刀) 팽여립(彭余立)이 남궁태에게 물었다.

“소가주, 소가주가 보기에 누가 이길 것 같은가?”

순간 팽여립은 자신에게 모여드는 살기에 가까운 시선들에 등줄기가 오싹해졌다.

그저 순수하게 자신의 조카인 패소웅 팽만군을 이긴 남궁태의 안목을 보고자 했을 뿐인데 왜 이런 시선들을 받아야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아직 어린 제가 무얼 알겠습니까?”

그래서 남궁태의 말에 옳다구나 하면서 그 화제를 흐지부지하게 만들려는데 소림의 현목신승(賢目神僧) 정효대사(靜皛大師)가 끼어들며 말하는 것이었다.

“아미타불, 그래도 권(拳)이나 도(刀)를 쓰는 우리들보다야 검을 수련해온 소가주가 더 많은 것을 알지 않겠는가? 한번 고견을 들려주게.”

그 때 남궁강의 검에서 하늘을 내리누르는 듯한 기세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창궁무애검법의 제 일 초식, 천지기세(天地氣勢)였다.

그러자 곽자헌의 검에서 운무(雲霧)가 피어오르듯 무수한 변화를 그리더니 그 기세를 흐트러트려 버렸다.

검각의 독문무공 중에 하나인 천변무상검(千變無想劍)의 이 초식, 운해만리(雲海萬里)였다.

남궁강의 검이 남궁세가의 특유의 중검의 묘리를 지닌 무거운 검으로 거의 움직임이 없는 듯한 모습이라면 곽자헌의 검은 검각의 특성상 변화의 묘리를 지닌 화려한 움직임으로 마치 한 편의 검무를 보는 듯 했다.

그것을 보며 남궁태는 저도 모르게 중얼거리듯 말했다.

“정중동(靜中動) 동중정(動中靜)이라······ 저 두 무공을 합치면 그야말로 개세신공이 탄생되겠군.”

작은 소리였지만 상단에 자리한 이들 중 고수 아닌 이들이 없었기에 그들 모두 남궁태의 말을 잘 들을 수 있었다.

그에 따라 대부분의 이들은 가히 남궁태가 후기지수들의 수좌를 차지할만하다고 감탄했다.

그들이 알고 있는 남궁세가의 무공의 약점은 바로 지금 검각의 무공이 보여주는 변화와 빠름에 있었다.

그런 약점을 남궁태가 이번 비무로 깨달았다고 생각한 이들은 스스로 익히고 있는 무공의 약점을 이 해에 깨달은 남궁태에게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남궁세가의 장로들이나 가주인 남궁중은 달랐다.

그들은 남궁태의 말을 말 그대로 받아들였다.

남궁세가의 무공에 검각의 무공을 접목하여 더 강한 무공을 만들고 싶다는 뜻으로.

그들은 자신들이 남궁태의 능력치를 터무니없이 높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까지 삼재검법만을 익혀왔던 남궁태가 무공들을 접목해서 새로운 무공을 창조한다는 것은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것만큼이나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그들은 그것을 남궁태이기에, 남궁태이니까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우(愚)를 범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들은 진지한 시선으로 비무를 보고 있는 남궁태를 보며 창궁무애검법에 검각의 무공을 접목시킬 방법을 찾고 있다고 여기고는 각기 서둘러 남궁강에게 전음을 보냈다.

-시간을 끌어라!-

-검각의 무공을 더욱 오래 태아가 볼 수 있게 해야 한다.-

-네가 져주는 것이 좋겠다.-

갑자기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중구난방의 전음성에 잠깐 당황했던 남궁강이었지만 그는 곧 눈앞의 곽자헌에게 집중했다.

이기는 것보다 시간을 끌거나 져주는 것이 더욱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남궁강은 속으로 피식 웃었다. 언제부터 이렇게 변하게 된 것인지······

예전 같았으면 분명 일부러 져주라는 말에 모욕감으로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을 터였다.

그런데 지금은 별로 대단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것은 무인으로서의 긍지가 없기 때문이 아니었다.

무인의 긍지가 단순히 승패여부에 있다고는 생각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게 된 원인인 남궁태와 그를 그로서 보아주는 안휘성 사람들을 떠올리자 저절로 입가에 흐믓한 미소가 떠올랐다.

남궁공자!

세가의 식솔들서부터 대부분의 모든 이들이 그를 부르는 호칭이었다. 아무도 그를 남궁강으로서 보아주지 않았었다. 그저 그는 남궁세가인들 중에 한 명일 뿐이었다.

그 반발이었을까?

언제부터인가 남궁강은 세가 밖으로 나돌며 뒷골목의 건달패들을 두들기는 것으로서 화를 풀었다. 적어도 그들은 그를 남궁강으로 불러주었으니까.

그러다 안휘성주의 아들인 엽사청을 두들겨 패는 일이 벌어졌고 남궁강은 몇 년간 수련동에 갇힐 것을 각오했다.

그런데 뜻밖에 돌아온 것은 적룡대주(赤龍隊主)라는 직책이었다.

마을을 돌아다니며 마을 사람들의 잔심부름을 도맡아 하는 일이 전부였지만 누군가를 두들겨 패는 일보다는 마음이 편안했기에 나름 열심히 했었다.

그러자 돌아봐주는 마을 사람들의 미소와 그를 불러주는 이름에 남궁강은 환희했다.

바라기만 해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이렇게 직접 움직였어야 했던 것이다.

그것을 알려주고 싶어서 남궁태는 그에게 적룡대주라는 직책을 내린 것이리라.

몇 번 얼굴을 마주한 것이 전부인 그를 알아주고 이해해주어 적룡대주라는 직책을 내린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남궁강은 왜 어르신들이 그렇게 남궁태를 애지중지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으며 더불어 존경심마저 품게 되었다.

그런 남궁태를 위해 자신이 조금이나마 힘을 될 수 있다면 그것이 설령 비무에서 져주는 일이라도 마다할 남궁강이 아니었던 것이다.

누군가를 위하는 마음은 때로 자신에게 힘이 되어 돌아오기 마련이었다. 지금의 남궁강이 그랬다.

비무에 집중하기 시작하자 온 몸이 물에 잠긴 듯한 무거움에 순간 망설였지만 남궁강은 자연스럽게 검을 휘두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느린 검으로는 소룡아 곽자헌의 환검을 막을 수가 없으리라는 생각에 의기소침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뜻밖의 일이 눈앞에서 벌어졌다.

카강!

남궁강의 느리다고 생각했던 검이 어느새 검날을 부딪치는 소리를 내며 소룡아의 검을 막았던 것이다.

이에 남궁강은 순간적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

물속의 물고기가 느리게 헤엄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빠르게 움직이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그리고 마치 물고기가 물속을 헤엄치듯 소룡아의 검의 길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게 되자 나머지는 쉬웠다.

비무가 아니라 아이들의 대련을 봐주는 듯한 느낌으로 소룡아를 상대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상대적으로 소룡아 곽자헌은 당황했다.

처음에는 분명 자신과 비등, 아니 조금 낮은 경지로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던 상대가 어느 순간 자신의 경지를 넘어서서 지금은 자신을 가지고 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이 상황을 곽자헌은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검각(劍閣) 각주의 아들로 태어나, 태어나는 순간부터 검을 잡아야했던 그였다.

그런 그가 남궁세가의 소가주도 아닌 일개 대주와의 승부에서 밀리고 있다니······

초조함은 성급함으로 이어졌고 성급함은 그의 검날을 무디게 만들었다.

그로인해 그 비무는 남궁강의 승리로 돌아가고 말았다.

“승자, 남궁세가의 적룡대주 남궁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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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제 2장 소가주 취임식 (6) +21 18.01.01 12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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