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퀵바


표지

남궁가주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연재 주기
잠순이77
작품등록일 :
2017.12.23 20:17
최근연재일 :
2018.02.08 17:49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955,148
추천수 :
20,926
글자수 :
168,783

작성
18.01.07 17:17
조회
22,818
추천
532
글자
8쪽

제 3장 비무대회 (4)

DUMMY

본선의 시작은 미시(未時).

그 사이에 오찬(午餐)이 있었지만 오찬 내내 비무대회에 대한 기대감은 식을 줄을 몰랐다.

그 가운데 대부분의 문파의 우두머리들은 자파의 뛰어난 기재들을 데리고 오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이번 예선은 생각지도 않은 방식으로 이루어져서 예선에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본선에 오른 이들은 영웅으로 강호에 그 이름을 날릴 것이 분명했기에 그들이 자파의 제자가 아닌 것이 아쉬웠던 것이다.

그것은 특히 구파일방들이 더했는데 본선에 든 구파일방의 인재가 의박운개(衣薄雲丐) 형산(荊山), 정협권(正俠拳) 일운(日云), 소군자(小君子) 화영(華榮) 단 세 명뿐이었기 때문이다.

구파일방과 더불어 정파를 양분하는 세력인 사대세가에서는 다섯 명이나 나왔는데 말이다.

그런 속에서 제갈세가(諸葛世家)의 신산자(神算子) 제갈필(諸葛疋)과 사천당문(四川唐門)의 만독백의(萬毒白醫) 당문취(唐雯聚)는 자신들의 세가에서 본선진출자가 나왔다는 기쁨보다는 이번 비무의 방식을 생각해낸 자가 누구일까에 대한 의문과 우려로 얼굴을 찌푸리고 있었다.

“......문현각주(文賢閣主) 남궁후(南宮珝), 그 자일까?”

당문취의 말에 제갈필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것은 유학자를 자처하는 그 고지식한 자의 머리에서 나올만한 생각이 아니오.”

“하긴. 그렇다면 도대체 누구일까?”

“지금으로서 가장 의심이 가는 자는 그 남궁진(南宮眞)이라는 아이요.”

“그 아이는 아직 너무 어리지 않은가? 그 아이보다는 청조각주(淸鳥閣主) 남궁수(南宮秀)가 더......”

“생각해보시오. 애초에 이 비무대회가 열리게 된 이유도 바로 그 남궁진이라는 아이의 발언 때문이 아니었소?”

당문취는 남궁진이라는 아이를 떠올려보았다.

일견 여자아이로도 보이는 수려한 외모였지만 그 강렬한 눈빛이 누구라도 곧 그 아이가 남아임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러면서 그는 창천검룡(蒼天劍龍) 남궁중(南宮仲)의 세 아들 중 이 둘째가 가장 많이 남궁중을 닮았다는 생각을 했었다. 외모가 아닌 분위기가.

그 생각이 떠오르자 어쩌면 이 비무대회의 모든 것이 남궁진 그 아이의 머리에서 나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아는 남궁중은 명문정파의 가주답지 않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정한 일면이 있었고 남궁진이 그를 닮았다면 이와 같은 상식을 뒤엎는 비무방식을 충분히 생각해 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 아이가 이제 열 네 살이었지?”

“어쩌면 남궁중은 다음 대의 가주로서 남궁진을 심중에 둔 것일 수도......”

제갈필의 말에 당문취는 고개를 갸웃했다.

소가주 남궁태의 세가내에서의 인망이나 무공실력을 놓고 볼 때 그건 너무 앞서가는 판단이 아닐까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제갈필의 다음 말로 당문취는 곧 생각을 바꾸지 않을 수 없었다.

“가주가 무공이나 인품이 뛰어나다고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소? 세상과의 타협을 통해 세가에 이익이 되는 결정을 내려야할 때도 있는 법이니까 말이오. 그런데 아무리 보아도 이번 소가주는 그럴만한 그릇이 못되오.”

당문취도 옳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이 보기에 남궁태는 고지식하고 융통성이 없어보였다.

생각하는 것이 얼굴에 드러나지는 않아도 행동이나 말로 좋고 싫음이 분명히 나타났던 것이다.

게다가 의롭지 않은 일에는 눈길도 주지 않을 듯 보이니 그 의로운 성품을 남궁중이 마냥 흡족해하지만은 않을 것이었다.

지금이야 선가주인 인의협(仁義俠) 남궁환(南宮奐)이 생존해 있으니 장자의 후계계승이 원만하게 이루어졌지만 그의 사후에는 문제가 될 가능성이 컸다. 후계가 반드시 가문을 이어받는다는 법은 없었으니까.

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당문취가 제갈필에게 물었다.

“우리가 남궁소가주를 도와줄 방법이 없겠소?”

벌써부터 배 속에 능구렁이를 수십 개나 키우고 있는 듯한 남궁진보다는 단순해 보이는 남궁태가 상대하기가 쉽다고 여긴 까닭이었다.

제갈필 또한 당문취와 같은 생각인 듯 말했다.

“남궁세가의 가주 계승문제에 우리가 나서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일 것이오. 하지만...... 남궁태 소가주의 명성을 높이기 위해 은밀히 힘을 쓰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을 것이오. 그렇게 되면 세가 내에서도 남궁태 소가주의 입지가 강화되어 가주인 남궁중이라 할지라도 쉽게 남궁태 소가주를 밀어낼 수는 없을 것이오.”

“그것 좋은 생각이군.”

그렇게 그들이 남궁태가 세가내에서 소가주로서의 입지를 다지기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결의하고 있을 때, 개방방주 취선걸개(醉仙乞丐) 호연추(胡衍推) 또한 형산을 불러서 그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너의 친우인 남궁태라는 아이는 내 보기에 그 성정이 강직해보였다. 불의한 일에는 절대 손을 내밀지 않을 듯 보이니 네 친우로서는 이보다 더한 인연이 없다고 생각되어지지만 한 가문의 가주가 될 아이로서는 그 앞길이 결코 평탄치 않을 듯 싶구나.”

“평탄치 않다니 그게 무슨 말입니까?”

친우에 대한 얘기라 그 어느 때보다도 진지한 표정으로 사부의 말에 귀를 기울이던 형산이 얼굴이 굳어져서 물었다.

호연추는 불안으로 일렁이는 형산의 눈동자를 들여다보며 물었다.

“만약 흉년이 들어 개방제자들이 굶어 죽어나갈 때, 누군가 너에게 한 사람을 죽여주면 개방제자들이 먹을 식량을 내주겠다고 했다고 하자. 그 때 너라면 어찌 하겠느냐?”

잠시 고민해보던 형산이 말했다.

“그 거래를 받아들이겠습니다. 모르는 천(千)사람보다는 제 식구 한사람이 더 소중한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니까요.”

“죽여야 할 사람이 선한 사람이라도?”

“그 업(業)을 짊어지고 가는 것이 개방방주가 해야 할 일이라고 배웠습니다만.”

“그렇지. 난 너에게 그렇게 가르쳤다. 그리고 마땅히 네가 그리할 것을 알기에 넌 개방의 후개다. 하지만 네 친우인 남궁태는 설령 세가의 식구들이 굶어죽더라도 누군가에게 아쉬운 소리를 못할 위인으로 보인다. 공짜로 준다 해도 받지 않을 사람으로 보인다고나 할까? 너무 깨끗한 물에는 물고기가 살지 못하는 법이다. 지금이야 가문의 장자일 뿐이니 그런 단점들이 드러나지 않겠지만 소가주로서 실무를 보기 시작하면 그 강직한 성정이 많은 문제를 야기 시킬 것이다. 그러다보면 점차 세가인들의 불만이 쌓일 것이고 소가주로서의 신망도 잃게 되겠지. 그러면 남궁가주도 그 아이를 소가주의 위에서 끌어내리려 들 것이다.”

형산이 다급하게 물었다.

“지금이라도 융통성을 가지도록 말한다면......”

“사람이 그리 쉽게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눈빛이 가라앉아가는 형산을 보며 호연추가 계속 말했다.

“하지만 친우가 잘못된 길을 걷는 것을 알면서도 충고해주지 않는다면 그것 또한 친우의 도리가 아닌 법이지. 그러니 네가 한번 잘 설득해보아라.”

그 말에 형산은 주먹을 불끈 쥐며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서 대답을 대신했다.

그런 형산을 보며 호연추는 웃음이 삐져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막았다. 다된 밥에 코를 빠트릴 수는 없는 일이었으니까.

애초에 호연추가 형산을 놓고 이렇게 긴 얘기를 한 목적은 형산으로 하여금 남궁태가 무사히 남궁세가의 가주가 될 수 있도록 조언하도록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 또한 이번 비무방식을 제안했다고 생각되어지는 남궁진 보다야 남궁태가 가주가 되는 것이 여러모로 강호의 안녕과 개방에 이익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굉장한 협력자들을 만들어 내고 있는 남궁태였다.

그들은 설마 남궁태가 그 비무방식을 생각해냈다고는 조금도 생각지 못했다. 또한 그들은 알지 못했다.

그들이 생각하는 정의와 남궁태의 정의 사이에는 몇 세기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남궁태가 공짜라면 양잿물도 먹는다는 대한민국 출신이라는 것을.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5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남궁가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남궁가주가 출판계약을 하게 되었습니다. +34 18.02.09 73 0 -
공지 제 7장 부터 다시 수정합니다. +14 18.02.05 62 0 -
공지 연재시간은 오후 9시입니다. +3 18.02.05 302 0 -
40 제 7장 합비에서 (1) +25 18.02.08 66 0 10쪽
39 제 6장 풍진 강호로! (5) +54 18.01.29 103 0 9쪽
38 제 6장 풍진 강호로! (4) +24 18.01.27 98 0 8쪽
37 제 6장 풍진 강호로! (3) +21 18.01.26 88 0 10쪽
36 제 6장 풍진 강호로! (2) +35 18.01.24 453 0 9쪽
35 제 6장 풍진 강호로! (1) +33 18.01.22 574 0 8쪽
34 제 5장 인자득연 (5) +17 18.01.21 77 0 11쪽
33 제 5장 인자득연 (4) +33 18.01.20 725 0 10쪽
32 제 5장 인자득연 (3) +27 18.01.19 385 0 10쪽
31 제 5장 인자득연 (2) +28 18.01.18 110 0 9쪽
30 제 5장 인자득연 (1) +18 18.01.17 297 0 12쪽
29 제 4장 인재등용 (3) +20 18.01.16 102 0 7쪽
28 제 4장 인재등용 (2) +12 18.01.15 84 0 12쪽
27 제 4장 인재등용 (1) +15 18.01.13 637 0 9쪽
26 제 3장 비무대회 (11) +10 18.01.13 78 0 10쪽
25 제 3장 비무대회 (10) +15 18.01.12 411 0 9쪽
24 제 3장 비무대회 (9) +16 18.01.12 103 0 9쪽
23 제 3장 비무대회 (8) +14 18.01.11 100 0 9쪽
22 제 3장 비무대회 (7) +17 18.01.10 102 0 14쪽
21 제 3장 비무대회 (6) +21 18.01.09 660 0 9쪽
20 제 3장 비무대회 (5) +16 18.01.08 80 0 9쪽
» 제 3장 비무대회 (4) +25 18.01.07 118 0 8쪽
18 제 3장 비무대회 (3) +19 18.01.06 99 0 11쪽
17 제 3장 비무대회 (2) +12 18.01.06 88 0 11쪽
16 제 3장 비무대회 (1) +13 18.01.04 109 0 8쪽
15 제 2장 소가주 취임식 (7) +17 18.01.03 105 0 11쪽
14 제 2장 소가주 취임식 (6) +21 18.01.01 123 0 12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잠순이77'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