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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재벌집 슈퍼스타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새글

김신金信
작품등록일 :
2017.11.28 00:43
최근연재일 :
2018.02.23 20:00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1,060,334
추천수 :
28,316
글자수 :
234,271

작성
18.01.25 20:00
조회
23,931
추천
606
글자
9쪽

#017 누구냐 넌 1

본 소설의 내용은 실제 사실과 다르며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기관, 사건들은 모두 허구임을 밝힙니다.




DUMMY

#017 누구냐 넌 1



“비서실장 마영식이라고 한다. 현재 회장님을 모시고 일을 하고 있지. 그냥 편하게 다른 애들처럼 아저씨라고 부르면 돼.”

“바로 전에 송대환은 마 실장님이라고 깍듯이 부르던데요?”

“걘 날 그렇게 불러야해. 송 씨잖아. 그게 백경철 회장님의 뜻이고.”

“뜻이라면···?”

“회장님께선 평생에 걸쳐 이룩한 천하에 백씨가 아닌 다른 인간이 숟가락 얹는 걸 견디질 못하신다. 따라서 인희의 자식들, 송대연이나 송대환 실장은 나랑 친하게 지낼 필요가 없어.”


소름이 돋는다.

세상에 차별은 많다. 장애인차별, 인종차별, 나이차별, 남녀차별···. 인간이 모이고 나서 자기들만의 선을 그어버린 후 그 밖의 또 다른 인간을 욕하는 건 흔하다.

인간의 본능이라 할 수도 있고.

그러나 이렇게까지 대놓고 냉혹하게 차별을 하는 모습은 못 봤었다. 그것도 21세기에 한국 최고 부자 가족 내부에서.


이것이 천하그룹 재벌가의 단면인가.

송 실장이 화내는 게 약 때문인가 했는데 이런 이유도 있는 모양이다. 이렇게 눈치를 알게 모르게 먹었다면 그럴 만하다. 그만큼 자신보다 아랫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막대하는 걸 수도 있고.

이유가 어떻든 또 지랄하면 방금처럼 좋게 놓아주진 않을 거다.

모든 사과와 반성은 주둥이로만 나불거리는 게 아니라, 일단은 금전과 행동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비서실장님은 그래서 무슨 일로 오셨죠?”

“오호? 강혁이 너. 진짜 달라졌구나.”


일부러 아저씨라 안 불렀다.

방금 본 꼴이 있는데 친근하게 불러줄 생각은 전혀 없었다. 일부러 비서실장이라 부르며 나만의 선을 당신과 그었다는 걸 보인 것이다.

보통은 모른다. 민감한 사람이라야 알아차릴 사소한 칭호의 차이. 마영식 실장은 순식간에 내 의도를 파악했다. 그러니까 저렇게 얇게 웃으면서 쳐다보겠지.


“전에는 주워온 놈인가 싶었다. 다른 애들을 보면 사고는 많이 쳐도 어딘가 다 닮은 구석이 있었는데, 넌 회장님도, 광준이도 전혀 안 닮았었어. 오죽하면 내가 혹시 몰라 유전자 검사까지 해봤겠니. 하하하.”

“그래서 지금은 닮았다?”

“생긴 건 광준이를 닮아가고 성격은 회장님을 닮았어. 운석 맞을 만하네. 이렇게까지 변할 줄이야.”

“추억은 가슴에 묻고, 떠나간 버스는 미련을 버리란 말이 있죠. 제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 이야기만 들으니 지루하네요.”

“마음에 안 들면 하는 짓이 회장님과 똑같네.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변할 수 있지? 우리 자식 놈들도 다리에서 술 마시라고 해야 하나.”

“저기요?”

“그래, 어서 더 말해봐. 네가 이렇게 말 많이 하는 모습 처음 봤다. 구석에서 눈치만 보고 방에서 나오지 않고, 화양에서는 연습할 때를 제외하고는 공동숙소 밖으로 한 발자국도 안 나가던 네가 이렇게 변한 걸 보니 뿌듯하다.”


마영식 비서실장은 신난 척을 하며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가볍게 찡긋했다.

이 인간. 만만치 않다.

차라리 송대환이 귀엽지. 살짝 풀린 눈에 전형적인 쓰레기 재벌 3세인 만큼 뻔하니까.

그런데 이 인간은 은근슬쩍 지금까지 지켜봐 왔고 잃어버린 과거에 관한 내용을 알고 있다고 흘린다.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보려는 속셈이 보인다.


고스톱쳐서 비서실장의 자리를 얻는 게 아니란 걸 안다.

그러나 웬만한 대표이사들을 달달 태워버릴 정도의 심계를 가진 인간이 비서실장일 줄이야.

마 실장은 할아버지 백경철을 보기 전의 관문이다. 동시에 수문장이면서 사전에 내 평가를 취합하여 보고할 인물이고.


상대가 이럴 땐 두 가지 방식이 있다.

머리 굴리면서 사는 놈들은 하나같이 은유적이고 은근한 표현을 좋아하더라. 하나의 먹이를 가운데 두고 으르렁거리면서 빙빙 도는 맹수들의 신경전.

컨설턴트로 뉴욕에서 몇 년을 지냈는데 하려면 할 수도 있지만 싫어한다.

뭣 하러 그렇게 비효율적으로 사나.

이딴 첫 번째 방법을 선택하면 바보다. 겉멋만 든 바보.


그렇다면 두 번째 방법.

으르렁거리는 맹수에게 기관총을 쏴버린다.

맞추면 고깃덩이로 만들어 버리고, 못 맞춰도 화약 소리에 놀라 도망칠 텐데, 왜 상대가 원하는 룰과 경기장에 맞춰줘야 하는가. 나는 나만의 방식이 있는데.


“비서실장님도 참 입이 가벼우시네요.”

“가볍다고? 내가?”

“기억도 없는 사람에게 그렇게 말해봤자 뭐가 달라집니까. 아니면 설마 제가 제 과거를 알려주세요! 라며 바짓가랑이라도 잡을 줄 알았나요?”

“으하하하, 하하하핫!”


가볍다라는 말에 웃던 마영식의 얼굴이 확 굳었다. 그리고 이어진 말에 갑자기 시원하기 웃는다. 속에 있던 공기를 다 뱉을 정도로 웃은 다음 마영식 비서실장은 무표정하게 똑바로 섰다.


공기가 달라졌다.

송대환을 혼내던 고압적인 분위기도 아니다.

사람을 실실 긁어보던 가벼운 분위기도 아니다.

첫인상처럼 단단한 호두.

뻰치로 후려쳐도 버텨낼 강철 호두가 눈앞에 섰다.


“회장님 말고 그런 말 한 건 네가 처음이다. 오늘 처음 겪는 일을 많이 겪네. 미연이 보고를 보니까 내가 알던 너랑 달라서 직접 확인차 온 거였는데. 올만 했어.

사람이 변했구나. 완전히. 아주 다른 사람이야.”

“감사합니다. 비서실장님. 그럼 이제 본론을 이야기하시죠. 오늘 오후에 퇴원하기로 했으니 할아버지가 데리고 오라고 하던가요?”

“아니. 그 판단은 나에게 맡기셨다.”

“흠, 처음 뵙는 할아버지니 정장이 낫겠죠? 마침 들어온 옷들도 전부 정장이네요.”


사복을 가져왔다고 하지만 평범하게 입을 옷들은 옷걸이 하나에 몰려있었다.

나머지는 대부분 정장. 드레스 셔츠부터 양말까지 한 벌의 슈트를 위한 온갖 구성품들이었다.

마영식 실장은 양 입꼬리를 올려 웃으며 내 옆으로 걸어왔다.


“당연히 내가 데리고 간다고 생각하네?”

“그럼 아닙니까?”

“후후. 맞다. 최 부장을 모욕한 송대환 실장을 혀끝으로 후두려패는 순간에 말이야. 이따 점심 넘어서 데려 가야겠다고 생각했지. 양복은 볼 줄 아니?”

“대강 압니다.”


척하면 척이지.

지금까지의 백강혁과 전혀 달라진 백강혁이라면 나같아도 허락한다. 지금까지 몇 번이나 할아버지와 닮았다고 했으면 백 퍼센트 성급한 판단을 회피하기 마련이다.

180도 달라진 다른 사람인데 중요한 판단은 윗사람이 내리게 하는 게 월급쟁이의 미덕이니까.


“대강 아는 걸론 부족해. 회장님은 검소하신 편이지만 딱 세 가지는 돈을 아끼지 않으신다. 자동차, 차 그리고 정장. 어설픈 정장을 입을 바에는···.”

“이쪽은 꼬르넬리아니(Corneliani)고, 여기서부터는 아르마니네요. 저긴 휴고보스고요. 어휴 브랜드별로 가져도 오셨네. 그런데 다들 뭔가 한 티어 처지네요. 맞춤이 아니라서 그런가.

아 아니다. 여기서부터 제대로 고급라인인데요?”


정장을 잘 아냐고? 잘 모른다.

그런데 잘 입을 수는 있다.

컨설턴트로 일하면 맨날 상대하는 게 회사에서 끗발 좀 날리는 사람들이다. 그 인간들 기죽기 싫어서 최고급만 입고 나오고 월급으로는 절대 못 사 먹을 것들만 회삿돈으로 잘 먹고 다닌다.

그런 사람들이 경영 컨설턴트를 만날 때 평가하는 건 간판과 외양이다.

컨설팅을 잘 팔려면 그 사람들도 인정해줄 정도로 최고급을 걸쳐야 만 영업이 된다. 나도 파트너급으로 돌아다녀 봤길래 물질로 평가하는 꼴 질리도록 겪었고.

그 덕에 로만 스타일, 나폴리 스타일, 제비 꼬리가 되었니 두 개로 트여서 클래식이니 같은 건 몰라도 정장 브랜드는 확실히 안다.

그렇다면 정장만 보고 그 브랜드가 어디인지는 어떻게 알아맞히냐 하면···. 비싼 정장은 옷걸이까지 회사에서 만들어 판다. 옷걸이에 이름이나 문양이 있으니 기억해뒀다가 말하는 건 어렵지 않지.

이렇게 허세를 부리기도 좋고.


“정장을 입을 일도 없던 녀석이 그런 것도 알아? 그럼 여기서 고급라인이라고 했는데 뭐가 있는 줄은 알고?”

“체사레 아톨리니(Cesare Attolini), 키톤(Kiton).

여긴 브리오니(Brioni)가 많네요. 아마도 할아버지가 좋아하시는 브랜드인가 보죠? 그렇지 않고서야 브리오니만 이렇게 많기는 힘들죠.”

“...맞아. 되도록 브리오니를 고르는 게 낫다. 회장님은 선물 받은 옷이 아니라면 양복은 전부 브리오니만 입으신다. 밖에 나간 직원들이 오면 말해. 순식간에 맞춰줄 테니까.”


마영식 비서실장의 표정은 나무가면 같았다. 표정은 다양하지만 진심 없이 변검*처럼 가면을 바꾸는 느낌. 잠깐식 보이던 무표정에 차라리 더 진심이 더 비쳤다.

그리고 지금.

내가 브랜드를 말하면서 정장을 고르자 지은 놀랍다는 표정.

비서실장 아저씨.

당신 이제 시작인데 이 정도로 가면이 벗어지면 쓰나.

앞으로 놀랄 일은 더 많은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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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변검(臉) : 중국 전통 복장의 배우가 가면에 손을 대지 않고 순식간에 휙휙 바꾸는 가면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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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047 멈춰라. 아름다운 순간이여 +11 18.02.22 10 0 14쪽
46 #046 내가 다 가지고 있네요? +16 18.02.21 16 0 14쪽
45 #045 진흙 속의 칼날 +17 18.02.20 18 0 13쪽
44 #044 호두는 맨손으로 깨야 제맛 +14 18.02.19 21 0 13쪽
43 #043 오늘, 백강혁, 로맨틱, 성공적. +28 18.02.18 16 0 13쪽
42 #042 서시 序詩 +19 18.02.17 20 0 13쪽
41 #041 미쳐라. 미칠 것이다. +15 18.02.16 17 0 12쪽
40 #040 Mr. Perfect +10 18.02.15 17 0 13쪽
39 #039 꿈이 달아난 상처 +24 18.02.14 25 0 13쪽
38 #038 보이지 않는 동반자들 +13 18.02.13 28 0 13쪽
37 #037 Let it go +35 18.02.12 29 0 16쪽
36 #036 너나 잘하세요 +25 18.02.11 27 0 13쪽
35 #035 99도의 함정 +24 18.02.10 23 0 13쪽
34 #034 낡은 서랍 속의 연애소설 +17 18.02.09 26 0 12쪽
33 #033 지옥행 불꽃 열차 2 +20 18.02.08 28 0 12쪽
32 #032 지옥행 불꽃 열차 1 (수정) +27 18.02.07 28 0 13쪽
31 #031 두근두근 금송아지 +22 18.02.06 31 0 13쪽
30 #030 지금 만들러 갑니다 +17 18.02.05 29 0 11쪽
29 #029 단타보단 장기투자 (1권 끝) +15 18.02.04 28 0 11쪽
28 #028 별을 향한 사다리 +19 18.02.03 31 0 11쪽
27 #027 지상의 별 +29 18.02.02 32 0 12쪽
26 #026 대부 그리고 거장 +24 18.02.01 33 0 12쪽
25 #025 누구나 그럴듯한 계획은 있다. +33 18.01.31 26 0 13쪽
24 #024 다 된 밥에 숟가락 하나 2 +71 18.01.30 31 0 12쪽
23 #023 다 된 밥에 숟가락 하나 1 +39 18.01.29 32 0 11쪽
22 #022 밥은 먹고 다니냐 2 (수정) +63 18.01.28 32 0 12쪽
21 #021 밥은 먹고 다니냐 1 +33 18.01.28 32 0 12쪽
20 #020 거부할 수 없는 거래 2 +29 18.01.27 29 0 13쪽
19 #019 거부할 수 없는 거래 1 +25 18.01.27 3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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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7 누구냐 넌 1 +24 18.01.25 33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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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014 적이 아니면 친구가 돼라 2 (수정) +24 18.01.22 34 0 13쪽
13 #013 적이 아니면 친구가 돼라 1 +18 18.01.21 33 0 8쪽
12 #012 울지마라 2 +26 18.01.21 31 0 8쪽
11 #011 울지마라 1 +21 18.01.20 32 0 6쪽
10 #010 죽은 자를 위한 건배 2 +17 18.01.20 31 0 8쪽
9 #009 죽은 자를 위한 건배 1 +15 18.01.19 33 0 8쪽
8 #008 진실의 방으로 2 +18 18.01.18 30 0 8쪽
7 #007 진실의 방으로 1 +10 18.01.17 31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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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003 눈떠보니 천하서울병원 1 +15 18.01.13 32 0 7쪽
2 #002 삼류작가 강혁 2 +20 18.01.12 32 0 7쪽
1 #001 삼류작가 강혁 1 +12 18.01.12 44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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