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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재벌집 슈퍼스타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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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金信
작품등록일 :
2017.11.28 00:43
최근연재일 :
2018.02.23 20:00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1,060,212
추천수 :
28,315
글자수 :
234,271

작성
18.01.12 20:00
조회
38,089
추천
619
글자
8쪽

#001 삼류작가 강혁 1

본 소설의 내용은 실제 사실과 다르며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기관, 사건들은 모두 허구임을 밝힙니다.




DUMMY

#001 삼류작가 강혁 1



“그쪽도 한잔할래?”


꿀꿀할 때마다 한강, 특히 광진교를 찾았다.

여긴 다른 다리와 다르게 툭 튀어나온 베란다가 있어서 한강 구경하긴 딱이다.

소주에 과자 한 봉 들고 계단에 걸터앉았다. 소주를 막 까려는데 젊은 놈 하나가 여기로 왔다. 거기다 녀석은 털래털래 검은 봉지 하나 들고 저 옆에 앉는 거 아닌가.


검은 후드를 팍 눌러써서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분명해 보이는 건 하나. 이 시간과 여기에 하릴없이 앉아 있는 놈이면 딱 나오는 견적.

자살희망자 아니면 나 같은 자살예비자라는 것.


둘이 뭔 차이가 있나고?

바로 뒈질 놈과 다음에 뒈질 놈 순서 차이.

농담이고 그냥 똑같은 막장이라는 소리다.


“...그러죠.”


생각보다 좋은 목소리다.

내 목소리는 거짓말로도 좋다고 할 수 없었다. 기억도 안 날 어릴 때 폐렴으로 호흡부터 안 좋은 병신.

저놈처럼 기분 좋은 울림이나 목소리와는 어릴 때부터 결별했기에 은근히 부럽다. 슬쩍 살펴보자 녀석의 비닐봉지 사이로 콘칩의 포장이 보였다.


“콘칩?”

“왜요? 마음에 안 들어요? 소주 안 주로 왜 이런 걸 먹냐 싶어서? 아저씨.”


아따 녀석, 더럽게 날카롭다.

괜히 과자 이야기를 꺼낸 게 아니다.

녀석이 스물스물 봉지에서 꺼낸 건 이슬 클래식과 콘칩 작은 거. 나도 봉지에서 안주 삼아 가져온 과자를 꺼내 들었다.

물론 나도 콘칩이지.

내 봉지에서 콘칩이 나오자 성깔 부리던 녀석은 움찔했다. 괜히 쎄게말했나 싶은건가.

근본 심성은 제대로 박힌 놈이다. 예민할 만하기도 한 게 나도 지금까지 소주 안주로 콘칩 먹는 놈은 나 말고 처음 봤다.

그런데 뭐?


“아저씨? 그냥 형이라고 불러.”

“...별로요. 형이라는 사람 치고 좋은 사람 본 적이 없네요.”


소주 뚜껑을 시원하게 따버린다.

맺힌 게 많은가. 감정이 실려있다.

까자마자 병나발을 불려는 녀석의 손목을 잡아 멈췄다. 마침 노을이 시작되려는 찰나라 녀석의 얼굴이 선명하게 보였다.

미남.

그것도 엄청난 미남! 피부까지 미이이이이이남!


“얼굴도 잘생긴 놈이 말이야, 낮부터 병나발이야! 기다려봐라.”


내 말에 흘깃 쳐다본다.

녀석의 살짝 처진 눈꼬리가 매력적이다.

아서라 남자다. 미국에서 일할 때 들이미는 여자들한테도 안 흔들렸는데 남자한테 흔들릴쏘냐.

난 가져온 소주용 종이컵 하나를 내밀었다. 소주 회사에서 이벤트용으로 싸게 뿌리는 거라 개구리 한 마리가 메롱 하고 있다.

녀석은 물끄러미 내 콘칩 한 번 쳐다보고 강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저씨···.”

“형.”

“하···. 안 좋다니까. 그러면 형님이라고 할게요. 더는 안 돼요.”

“그래. 세 글자보다야 두 글자가 낫지?”

“재미 하나도 없어요.”

“말로는 그러지만, 몸은 정직하네. 너 입꼬리 올라갔어.”


손을 들어 지 얼굴을 만져 본다.

지가 웃었는지도 모르나. 요새 유행이라는 아재 개그 한 번 해봤는데 하자마자 바로 웃을 줄은 몰랐네.

녀석은 웃는 자기 얼굴이 신기한 듯 몇 번이고 만졌다.

뭐라 말하려는 듯 입술을 달그락거렸지만 끝내 입을 닫았다.

난 단지 녀석의 입술이 뭐 안 발라도 붉다는 것만 실컷 봤지만 말이다.


“일단 마시죠. 어차피 형님이나 저나 되는 거 하나 없을 테니까 여기까지 소주 들고 온 걸 테니까요.”

“진실이라서 그런지 한마디 한마디가 묵직하네. 그래 통성명 전에 일단 마시자. 제사 지내는 것도 아니고 눈앞에 있으면 마셔야지.”


녀석의 별거 없는 말이지만, 돌덩이 하나가 내 가슴을 내리찍었다. 내 사정도 내 사정이지만 녀석의 목소리에 담긴 절절함이 그대로 느껴졌으니까.


이럴 땐 무슨 말을 해야 할 필요는 없다.

녀석에게 잔을 던져주고 소주를 따라 줄 뿐.

난 다른 컵을 꺼내 왼손에 쥐었다. 녀석도 말없이 병을 받아 내 잔을 채우고는 소리 없는 건배를 나눴다.

찝찌름한 한강의 냄새가 올라온다.

해가 슬슬 퇴근하려고 몸을 숨길 때 특유의 냄새.


그렇게 지는 해를 보며 마시자 꿀떡꿀떡 몇 잔의 술이 오갔다.

다음 병을 딸 때쯤 각자의 과자를 섞어 산으로 쌓았다. 내 것 네 것 없이 집어 먹었다.

녀석과 실없는 소리나 주고받던 도중 이야기가 나왔다.


“나 이래 봬도 나름 작가야.”

“형님이요? 무슨 작품 쓰셨는데요?”

“드라마나 연극, 뮤지컬···. 영화 뭐 그런 거 닥치는 대로 썼다.”


하, 젠장 자신 있게 내 작품이오! 말할 게 없다.

사실 난 작가가 아니었다.

무슨소리냐고? 나름 잘나가는 금융맨. 그것도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일했었다. 뭐 이름만 거창하지 실상은 마지막에 쫓겨나듯 한국으로 돌아온 놈일 뿐.

그 후 열 받은 채로 평소 생각하던 이야기로 작품 하나를 드라마 공모전에 냈었다.


그런데···. 그게···. 당선이 되어버렸습니다!

첫 작이 바로 당선되었고 다다음 분기 베스트극장에 걸렸다. 그게 내 작가 인생의 처음이자 마지막 빛.

그 후 아침드라마 땜빵용 미니시리즈인 듯 아침드라마인 듯한 작품 하나 맡았었다.

그런데, 미친새···. 아니다. 말해서 뭣하나. 유명한 중견배우 서태학하고 ‘사건’이 생기면서 방송 바닥에서는 더는 있을 수가 없어서 튀어나왔다.


먹고 살아야 하니까 닥치는 대로 극본이나, 영화 시나리오를 써서 보냈다. 팔았다.

진짜 딱 먹고 살 만큼 팔렸다.

근데 내 이름 들어간 작품은 없다.


한국에서는 보통 영화감독이 시나리오를 쓴다고 생각하는데···.

그거 아니다.

보통 생각하는 그대로의 순수창작은 아주 드물다. 나 같은 삼류작가들이 이리저리 뿌리는 시나리오 하나 잡아서 비밀유지계약서 쓰게 한 후 잔뜩 수정해서 자기꺼라고 말하는 게 태반이니까.


그래서 내 이름의 작품은 없다.

당장 나 역시도 제목하고 시놉만 봐서는 내껀지 아닌지 아리송할 정도의 작품도 있을 정도였으니까.

그래도 이런 케이스는 양반이다.

더 쓰레기 같은 놈은 아예 잘되면 자기 덕, 못 되면 시나리오 쓴 놈 탓이라고 해서 아주 역 처먹이는 놈도 있으니까.


이게 내가 지금 광진교 위에서 술 처먹는 이유다.

영화는 아니고 극단 하나에 내 시나리오를 팔았는데, 개자식들이 한심하게 수정해놓고 망하니까 다 내 탓이라고 옴팡 뒤집어씌우는 거 아닌가.

열불이 터져서 다 때려 부수고 나올까 했다. 이 바닥이 소문 한 번에 훅 가는 바닥이라 간신히 참아 보려고 했지만, 마빡이 놈의 얼굴을 보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상황이 상황인지라 최소한도로 악다구니 쓰면서 당장은 손해 안 봤는데...

다만 이제 내 소문이 어떻게 날지 미래가 어떻게 될진 모르겠다. 답답하기만 하다.


내가 말을 잇지 않고 씁쓸하게 끄덕이고만 있자 녀석은 술만 들이켠다.

내 대답 없음을 대답으로 알아먹는 녀석에게 물었다.


“뭐냐, 그 끄덕임은. 그러면 너는? 너는 뭐하는데.”

“저 배우예요. 뮤지컬배우.”


움찔

저 발성에 저 얼굴이면 확실히 일반인 클래스는 아니지.

못해도 아이돌? 잘하면 배우겠다 했지만, 하필 뮤지컬 배우일지는 몰랐다.


“나도 그쪽판 반쯤 걸치고 있는데, 그럼 너 어디 극단인데?”

“말하면 알아요? 조그만 곳이에요.”

“극단 이름 말 못 하는 놈이면 거짓말이라고 생각할려고.”

“‘화양’이요.”


화양? 설마 화양극단!?




댓글은 저도 잘 달지 않는 편입니다. 그러나 추천 한 번은 클릭 한 번이면 가능해서 자주합니다. 지금 작가가 되어보니 추천이 큰 힘이 됩니다. 괜찮게 읽으셨다면 '재밌어요!' 를 한 번만 클릭해 주시면 아주아주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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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048 때론 보이는 게 전부일 수도 있다. NEW +13 11시간 전 1 0 13쪽
47 #047 멈춰라. 아름다운 순간이여 +11 18.02.22 10 0 14쪽
46 #046 내가 다 가지고 있네요? +16 18.02.21 16 0 14쪽
45 #045 진흙 속의 칼날 +17 18.02.20 18 0 13쪽
44 #044 호두는 맨손으로 깨야 제맛 +14 18.02.19 21 0 13쪽
43 #043 오늘, 백강혁, 로맨틱, 성공적. +28 18.02.18 16 0 13쪽
42 #042 서시 序詩 +19 18.02.17 20 0 13쪽
41 #041 미쳐라. 미칠 것이다. +15 18.02.16 17 0 12쪽
40 #040 Mr. Perfect +10 18.02.15 17 0 13쪽
39 #039 꿈이 달아난 상처 +24 18.02.14 25 0 13쪽
38 #038 보이지 않는 동반자들 +13 18.02.13 27 0 13쪽
37 #037 Let it go +35 18.02.12 28 0 16쪽
36 #036 너나 잘하세요 +25 18.02.11 26 0 13쪽
35 #035 99도의 함정 +24 18.02.10 22 0 13쪽
34 #034 낡은 서랍 속의 연애소설 +17 18.02.09 25 0 12쪽
33 #033 지옥행 불꽃 열차 2 +20 18.02.08 27 0 12쪽
32 #032 지옥행 불꽃 열차 1 (수정) +27 18.02.07 27 0 13쪽
31 #031 두근두근 금송아지 +22 18.02.06 30 0 13쪽
30 #030 지금 만들러 갑니다 +17 18.02.05 28 0 11쪽
29 #029 단타보단 장기투자 (1권 끝) +15 18.02.04 27 0 11쪽
28 #028 별을 향한 사다리 +19 18.02.03 31 0 11쪽
27 #027 지상의 별 +29 18.02.02 31 0 12쪽
26 #026 대부 그리고 거장 +24 18.02.01 32 0 12쪽
25 #025 누구나 그럴듯한 계획은 있다. +33 18.01.31 25 0 13쪽
24 #024 다 된 밥에 숟가락 하나 2 +71 18.01.30 30 0 12쪽
23 #023 다 된 밥에 숟가락 하나 1 +39 18.01.29 32 0 11쪽
22 #022 밥은 먹고 다니냐 2 (수정) +63 18.01.28 31 0 12쪽
21 #021 밥은 먹고 다니냐 1 +33 18.01.28 32 0 12쪽
20 #020 거부할 수 없는 거래 2 +29 18.01.27 28 0 13쪽
19 #019 거부할 수 없는 거래 1 +25 18.01.27 34 0 12쪽
18 #018 누구냐 넌 2 +27 18.01.26 33 0 11쪽
17 #017 누구냐 넌 1 +24 18.01.25 32 0 9쪽
16 #016 너 혓바닥이 좀 길다? 2 +18 18.01.24 30 0 10쪽
15 #015 너 혓바닥이 좀 길다? 1 +22 18.01.23 33 0 9쪽
14 #014 적이 아니면 친구가 돼라 2 (수정) +24 18.01.22 33 0 13쪽
13 #013 적이 아니면 친구가 돼라 1 +18 18.01.21 32 0 8쪽
12 #012 울지마라 2 +26 18.01.21 30 0 8쪽
11 #011 울지마라 1 +21 18.01.20 32 0 6쪽
10 #010 죽은 자를 위한 건배 2 +17 18.01.20 31 0 8쪽
9 #009 죽은 자를 위한 건배 1 +15 18.01.19 33 0 8쪽
8 #008 진실의 방으로 2 +18 18.01.18 30 0 8쪽
7 #007 진실의 방으로 1 +10 18.01.17 31 0 8쪽
6 #006 병원 속의 슈퍼스타 2 +12 18.01.16 29 0 6쪽
5 #005 병원 속의 슈퍼스타 1 +12 18.01.15 30 0 8쪽
4 #004 눈떠보니 천하서울병원 2 +21 18.01.14 31 0 8쪽
3 #003 눈떠보니 천하서울병원 1 +15 18.01.13 31 0 7쪽
2 #002 삼류작가 강혁 2 +20 18.01.12 32 0 7쪽
» #001 삼류작가 강혁 1 +12 18.01.12 43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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